계획하지 않는 삶

2014년 대학교 3학년때 쓴 글인데
나의 미래를 다소 예측했다는 점에서 이 곳에 저장해둔다.
2016년에 취준생이 되었을 때 이 글을 읽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4년 12월 15일

계획하지 않는 것.

또 한 게으름하는 내가, 그래도 살아오면서 계획만은 기가막히게 잘했었는데(실천과 별개), 계획하지 않는 것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다. 준비하지 않는 것과는 다른 문제!

나는 내 미래를 계획하던 녀석이었지만, 요즘은 계획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렇다. 나같은 사회적 애송이의 작은 눈만큼이나 좁디좁은 안목으로는 내 미래를 계획해봤자 나와 맞지 않거나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확률이 더 높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하는 대략 70%의 졸업생들이 정말로 그 회사에서 일하고자 하는 꿈과 계획이 있어서 취직한 것일까.. 내 생각에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취준생이 되고 나서의 계획이었겠지 대학입학or군대전역 같은 그 호기로울 때의 계획과는 다를 것이다.

어릴 때부터 네 꿈은 뭐니, 커서 뭐가 될거야? 라는 질문을 받고 자란다. 누군가 물어보니까 목표가 없더라도 꿈 없이 사는 녀석으로 보이긴 싫어서 거창한 그 무언가를 대답해야 했다. 때문에 우리는(적어도 나는) 진정 원하는 꿈을 찾기 전까지는 허울 속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한다. (3년 전 내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ㅋ)

삶은 계획한데로 되지 않는다면서 미래 계획을 잘 짜야한다는 어르신들의 논리 모순은 차치하고, 정말로 계획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았다.

자 이제 결론.
노르웨이에서 한 방송국이 slow tv 개념으로 아무 계획없이 장시간동안 기차나 배에서 바라본 노르웨이의 경치를 보여주고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이유를 분석한 프로듀서는 말했다. “노르웨이 풍경을 보는 동안 시청자는 단조로운 화면안에서 프로듀서가 계획한 것을 단순히 받아들이는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 있다.”

이 처럼 우리는 계획이 없을 때 더욱 크리에이티브해지고 다이나믹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획은 주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를 그 계획안에 속박시켜 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계획없이 지내는 것의 가치는 내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에 있는게 아니라,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게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있다.

누군가가 미래를 물었을 때 “나도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