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이런 저런 일들에 휘둘린 요즘,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마다 ‘꾸준히 해야만 한다’라는 일종의 강박이 있다.
게으른 선택이지만 남의 이야기를 통해 ‘꾸준함’이라는 것과, 그것을 강요하는 내 안의 어느 단면을 오롯이 마주하고 싶었다.

스스로에게 강요 당한 ‘꾸준함’은 언제나 오래가지 못했다.
공부하러 방에 들어가는 길에 공부 안하냐는 소리를 들어버린 중학교 2학년 처럼, 금새 질려버렸다.
나는 여전히 꾸준하고 싶지만, ‘계속 할거냐?‘라고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는 꾸준함을 원한다.

이 책의 한 문장이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제까지 달리면서 무엇을 생각해왔는지,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p.36)



밑줄 친 문장들

  1. Somerset Maugham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p.7)
  2.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p.19)
  3.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p.25)
  4. 하루에 1시간쯤 달리며 나 자신만의 침묵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 위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업이었다. (p.35)
  5.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 (p.36)
  6. 달리고 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을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따.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부로가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p.37)
  7. 내 안에 아직 손 닿지 않은 광맥 같은 것이 잠자고 있다는 느낌 (p.59)
  8.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때 강요받는 일을 예전부터 참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다면 누구못지않게 열심히 했다. (p.62)
  9. 내가 공부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소정의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든 마친 다음, 소위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63)
  10.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라는 진리이다. (p.75)
  11. 서른세 살. (중략) 그런 나이에 나는 러너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서, 늦깎이이긴 하지만 소설가로서의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던 것이다. (p.77)
  12. 만약 자신이 정한 규칙을 한 번이라도 깨트린다면 앞으로도 다시 규칙을 깨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은 아마도 어렵게 될 것이다. (p.172)
  13. 나에게 역할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에도 역할이 있다. 그리고 시간은 나 같은 사람보다는 훨씬 충실하게, 훨씬 정직하게 그 직무를 다하고 있다. (p.187)
  14.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필요에 쫓겨 명쾌한 결론 같은 것을 구할 때, 자신의 집 현관문을 똑똑똑 노크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나쁜 소식을 손에 든 배달부이다. (p.221)
  15.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p.246)
  16.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p.257)